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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사진 몇 장

영화 공식 카페에 플래시 형식으로 올라왔던 사진을 누군가 스크린캡쳐해놓은 것 같다. 난 이걸 지구 반바퀴 돌아 외국 블로그에서 가져왔는데, 뭔가 되게 삽질했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네 ㅎㅎ;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놈놈놈, 삽질
# by appleby | 2008/08/01 22:16 | 영화 | 트랙백 | 덧글(0)
놈놈놈에 대한 생각들

이 영화에 대해선 포스팅이 너무 많아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입...아니 손가락이 간지러워서 그만...-.-


1. 세 놈들의 기럭지


정우성은 실제로 키가 크고 커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 화제의 도마에 오른 이병헌의 키.-_-; 영화는 중반 정도까지 이병헌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여주는 풀샷을 필사적으로 피한다. 풀샷이 나올까...하면 미묘하게 허리 위로 카메라가 치솟고, 기껏 풀샷(?)이랍시고 나온게 버즈아이뷰라 키가 전혀 가늠이 안되는 샷도 있다. 처음부터 시원시원하게 풀샷이 나와 기럭지를 강조해주는 정우성과 무지 비교된다. 중반 이후로 이병헌이 사막으로 나가면서부터는 어쩔 수 없이 몸 전체를 드러내는 샷이 많아지는데 그것도 말을 타고 있거나, 순식간에 지나가거나, 익스트림 롱샷으로 찍어서 원근법 때문에 키가 작아보이는 척을 한다. 김지운 감독이 이병헌을 격하게 보호해주고 싶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다. 그런데 말이지 사실 이병헌이 난쟁이는 아니지 않나? 진짜 키가 얼마나 되는지, 굽을 얼마나 높은걸 신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선 그렇게까지 '감추고 싶은 키'로는 안보이던데. 날씬한 사람이라 땅딸막해보이는 느낌도 적고 말이다. 난 실은 사람들이 이병헌 키가 작다는 개념을 머릿속에 담고 있으면서, 실제 보여지는 이미지 역시 작다고 판단을 내리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우성이라는 극단적인 비교대상이 옆에 있으니 워낙 비교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고. 근데 좀 작아도 그만이지 뭘. 키가 작다고 갑자기 이 잘생긴 배우가 못나 보이는 것도 아니구만.

정말 이상한 건 송강호 기럭지다. 이 배우는 180cm 정도 되니까 원래 키가 큰 사람이다. 이 배우는 그 강력한 서민적 이미지 때문에 키도 한국남자 평균이면 딱 맞을 것 같지만 의외로 길쭉한 스타일인거다. 근데 이 영화에선 그 큰 키가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심지어 어떤 때는 이병헌보다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건 일단 송강호가 지나치게 큰 정우성 옆에 딱 붙어 있는 장면이 많은게 제일 큰 원인인 것 같다. 의상 자체가 사람을 순식간에 난쟁이로 만들어버리는 디자인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병헌처럼 풀샷이 피해가는 것도 아닌데 정우성과 투 샷은 또 뭐 그리 많은지. 하여간 송강호는 기럭지 이미지로는 이 영화에서 제일 손해를 본 배우일거다.



2. 정우성의 재능


나도 오랫동안 정우성을 초큼 우습게 본 사람 중 하나다.-.,ㅡ; <비트> 때부터 핸들 놓고 오토바이 타는 자유로운 영혼의 후까시를 못견뎌 했고, 가장 최근에는 <데이지>에서 황당한 대사를 황당하게 읽는걸 보고 빅웃음이 터졌다("플라워즈!" 이 대사가 얼마나 웃긴지 본 사람은 안다). 

근데 <놈놈놈>는 이 배우의 후까시가 그리 만만히 볼게 아니라는걸 증명한다. 이 영화에서 정우성은 말을 적게 하고 복잡한 내면 연기를 안하는 대신, 고독한 영웅으로 멋진 척은 혼자 다한다. 일단 정우성은 체격이 좋고 폼을 잡는데 굉장히 능한 배우다. 그리고 그는 이 영화에서 다채로운 액션을 대역 없이 해내며 이런 폼을 진짜 그럴 듯한 것으로 만든다. 달리는 말 위에서 총을 휙 돌려 장전하는 장면이 그렇게 숑가는 장면이었던건 관객 모두가 총돌리기를 정우성이 직접 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거다. 관객들이 멋진 폼을 보고 '오호, 좀 그럴 듯 한데'라고 생각하는 상태에서 그런 독창적인 액션을 진짜로 해주니 당연히 배우의 존재감이 대폭발할 수 밖에 없다. 정우성이 무슨 시상식에서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을 탈 일은 없겠지만, 한국판 MTV 무비 어워드 같은 시상식이라도 있었더라면 '간지폭발' 카테고리는 싹쓸이했을거다. 

사실 그런 멋진 폼을 보여주는 와중에도 정우성은 예의 그 멍한 표정으로 대사를 밥 먹듯이 씹어먹는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런 표정과 웅얼거리는 발음조차도 이 근사한 폼과 결합되니 고독한 영웅은 원래 발음 좀 뭉개줘야 멋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한편으로 발음을 씹어먹는 문제를 제낀다면-.- 이처럼 무신경한 말투와 표정은 냉정한 전문가인 박도원의 성격에 부합하는 정확한 표현이기도 했고, 송강호의 코믹한 대사처리와 함께 좋은 코미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래서 김지운이 배우 써먹는 능력이 놀랍다. 남들이 정우성에게 되도 않는 멜로연기를 시키려다 비웃음을 샀을 때, 김지운은 이 배우의 재능과 스타성을 제대로 간파하고 자기 영화를 돋보이게 만드는데 활용한거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무척 인상적이라 거의 뒤통수를 후려맞은 기분까지 든다.




3. 그리고 영화에 대해서...


워낙 말들도 많고 뭐라 얘기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장점도 단점도 강하게 다가오는 영화다.

가장 문제가 되는건 스토리인데 어째서 스토리가 문제인지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아마 사람들이 지적한 이런저런 문제점을 이 작품이 다 안고 있는거겠지. 김지운은 내러티브보다 스타일이 더 중요한 영화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같던데, 그게 핑계라는건 본인이 누구보다 더 잘 알거다. 그리고 감독이 스토리를 대충대충 가려 한게 아니고, 좀 잘해 보려다가 욕심만큼 하지 못한 티가 난다. 안타깝게도...

난 이 영화가 현실에서 살짝 발을 떼고 있는게 제일 심각한 문제 같다. 이 영화의 만주는 역사, 혹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역사 속의 만주와는 다른 공간일뿐만 아니라,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처럼 보인다. 그런만큼 이 만주란 곳은 모호하고 쉽게 감이 잘 안잡히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의 모호성은 캐릭터와 플롯에도 그대로 전이된다. 박도원은 포기하고 들어가더라도 윤태구와 박창이라는 캐릭터는 배경설명도 분명하고 컨셉이 뭔지도 보이는 인물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어쩐지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사람이 아니라, 컨셉을 자동재생하는 공허한 태엽인형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그래서 난 폼이 아니라 내면연기로 승부를 봐야 했던 송강호와 이병헌이 캐릭터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다). 플롯도 그렇다. 이야기를 추동하는 도구인 보물지도가 맥거핀이란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맥거핀이라 해도 그 맥거핀을 쫓아 인물이 움직일 때는 그 움직임에는 충분한 당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저 보물지도가 저기 뭐하러 있나 싶고 저 놈들은 뭐 땜에 뛰나 싶을 뿐이다. 그 결과, 영화는 뭐가 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만주란 공간에서 주인공들이 방향감각 없이 부유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더 이상 말하면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 스토리에 대한 수다는 여기서 접어야겠지만, 대충 내 생각은 네오이마주에 실린 박부식 평론가의 '<놈놈놈>의 논란에 부치는 중간평가'와 비슷한 편이다.

액션장면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일단 영화의 방향감각 상실증은 액션에도 그대로 드러나서 각 액션 시퀀스의 흐름과 동선이 분명치 않다. 이야기가 맥아리가 없으니 액션의 목적이 불분명한 면도 있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이 영화의 액션 장면 연출은 영화적 정답과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의 액션이 꽤 좋았고, 특히 마지막 '말달리자' 시퀀스는 무척 즐거웠다. 내가 이 영화의 액션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날로그적 양감과 동세에 있다. <놈놈놈> 액션의 각 장면들은 넓은 벌판에서 말과 교통수단들이 초고속으로 달리고 부딪히고 구르는 역동적 쾌감이 넘친다. 묵직한 총이 가진 강력한 힘도 근사한 사운드로 구현되었다. 카메라는 너무 빠른 감이 있고, 가끔 이런 거대한 액션을 다룬다는 사실 자체에 도취한 것 같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런 역동성을 잘 잡아낸 편이다. 문제는 액션의 힘을 완성시켜야 할 편집이 어정쩡하고 동선이 흐릿해서 상황이 정리가 안되고 혼잡하게 보인다는 것인데, 난 각 장면장면이 가지는 힘이 워낙 맘에 들어서 이런 문제점은 그냥 눈감아 주고 싶다. '말달리자' 시퀀스에선 음악  'Don`t Let Me Be Misunderstood'가 편집에서 잃어버린 리듬감을 보완해주기도 했고.

요새는 이만한 힘을 가진 아날로그 액션을 할리우드영화에서도 보기가 힘들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액션 신은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물리적 실체가 없는 공간에 컴퓨터 그래픽이 그려낸 액션장면은 분명 그 고유의 미덕을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공허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새는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이 컴퓨터 그래픽이 첨가된 액션만을 보다 보니 실제 물리적 실체의 힘을 담아낸 <놈놈놈>의 아날로그 액션장면이 무척이나 신선해 보인다. 더욱이 그 액션이 정우성의 그 굉장한 후까시로 장식되어 있는데...어익후, 더 무슨 말이 필요 있겠어.

놈놈놈
# by appleby | 2008/07/26 01:07 | 영화 | 트랙백(1) | 덧글(7)
청춘의 십자로 재공연



미친듯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한국영상자료원의 <청춘의 십자로> 재공연을 보고 왔다. 입소문대로 너무나 신나고 독특한 '경험'이어서 비를 쫄딱 맞고 돌아오는 길에도 기분이 좋더라고. 이히.

관람이 아니라 경험이란 표현을 썼는데, 그만큼 이 공연은 단순한 영화의 상영을 넘어선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30년대 주전부리 장수들(배우이신지 영상자료원 직원분이신지는 잘 모르겠다)이 관객들에게 사탕과 영화 리플렛을 나누어 주면서 바람을 잡는데, 이미 상영 전에 그렇게 30년대를 흉내낸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부터가 독특한 체험이다. 

본 공연에서는 라이브 악단의 연주와 변사의 해설과 뮤지컬 배우의 노래와 무성영화 상영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는 작은 실험극까지 있다. 평소 같으면 한 번에 한 가지만 봐도 충분한 다종다양한 매체가 한 자리에서 한꺼번에 관객을 자극하는 거다. 게다가 이 매체들은 한 시대에 종속된게 아니고, 30년대의 충실한 재현부터 현대적 실험까지 긴 세월을 커버하기까지 한다. 그런만큼 이 공연은 무척이나 화려하고 풍성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흥분된 열기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공연이 산만하냐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이 많은 매체들이 벌이는 실험은 철저히 <청춘의 십자로>라는 무성영화에 종속되어 있으며,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매끄럽게 흘러간다.

아마도 이 공연 제일의 목표는 30년대의 영화 관람 체험을 역사에 (나름대로)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것이었을거다. 그래서 이 공연은 30년대를 열심히 베껴내면서도 지금이 2000년대라는 사실도 잊지 않는다. 우선 영화 관극을 이끌어가는 변사의 존재 자체는 분명 30년대의 재현이지만, 그의 코믹한 나레이션은 영화 <청춘의 십자로>와  관객 사이의 엄청난 시간적 간극을 열심히 메꿔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웃기는 아이라인을 변사가 놀리는 것은 이 생경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부담감을 중간에서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변사의 주관적인 해석은 무성영화 시대 영화 상영의 당연한 관습이었으니 현대적 해석을 가미하는 해설 자체가 30년대의 재현이기도 하다. 영화 시작 전 연극이 활동사진(?)으로 전환되는 실험극도 이렇게 시대를 오가는 이중적 특성을 보인다. 이 작은 실험극은 형식상으로는 연극과 활동사진이 결합된 연쇄극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같지만, 연쇄극과는 별 관련이 없는 현대적 퍼포먼스로 보이기도 한다. 한편으로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은 참으로 고풍스럽게 들리지만 사실은 불과 몇 달 전 공연을 위해 최신곡이다. 이 공연은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70년의 간격이 있는 두 시대가 연결되었다 떨어졌다 하는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영화 자체는...여러가지로 신기해서 거의 신선할 지경이다. 경성에 상경한 시골청년들과 이들을 등쳐먹는 모던뽀이의 갈등을 다룬 줄거리는 근대화가 시작되던 당시의 시대상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다. 엄청 초라한, 그리고 세트가 아닌게 분명한 시골풍경과 서양풍 신문물이 가득한 서울 풍경의 대조도 당시 사람들이 인식하던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그려낸 것이었을거다. 난 모던보이 개철(계철인가?)의 양장;과 화려한 집이 꽤나 보기 즐거웠다. 연출의 면에서도 이 작품은 나름 화려한 테크닉을 자랑한다. 솔직히 말해 굴러가는 사과 메타포와 여체를 훑는 섹쉬한 카메라워크에선 완전 폭소하고 말았지만, 그런 연출이 지루하지 않다는건 확실하다. 후반부의 잽싼 카메라워크나 거울을 이용한 촬영 같은건 지금 기준으로도 세련된 것이고 말이다. 한편으로 무성영화다운 연출은 무성영화답게 독특한 재미가 있다. 주인공 친구가 '비극'을 글로 써서 보여주는 장면에선 역시 웃어버렸지만 소리 없이 이야기의 포인트를 전달하기 위한 절박한 몸짓으로 보여 짠하기도 했다. 인물들의 표정을 화면 가득 담는 빈번한 클로즈업도 유성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주고 말이다.

이만큼 역동적인 공연을 보고도 이렇게 추상적인 단어로밖에 감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단조로운 글솜씨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아무튼 요점은 이거다 -> 꺅-이거 완전 신난다! 강추!



* 공연 진행을 사실상 짊어지다시피 한 변사 조희봉은 정말 훌륭하다. 공연 끝나고 너무 수고하셨다고 인사라도 하고 싶었을 정도. 근데 이 배우는 <삼거리 극장>의 일본헌병 역, <원스 어폰 어 타임>의 독립군 워나비 역, 이번 변사 역 등등 '모던'한 역할을 도맡아 하는 듯.^^

* 공연 시작 전에 이번 공연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이 지나가는 것을 본 것 같다. 사진으로만 얼굴을 봤던 분인지라 확실하진 않지만...

* 인기가 많았던 공연이라 이런저런 행사 때 재공연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청춘의십자로, 변사
# by appleby | 2008/07/21 00:45 | 영화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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