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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장면 1 : Call Me Madam - You're Just In Love

뮤지컬 한 곡 정도의 동영상과 함께 그 뮤지컬에 엮인 이야기를 하는 뮤지컬 클립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주로 클래식 할리우드 시기의 뮤지컬 영화를 다룰 생각이지만(무엇보다 유튜브 소스 수급의 용이성 때문에), 무대 뮤지컬이나 90년대 이후 할리우드 뮤지컬, 쇼브라더스의 황매극 등도 좋은걸 발견하면 가져와볼랍니다. 그 때 그 때 클립에 따라 노래에 집중할 수도 있고 춤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유명한 것도 할거고, 조금 덜 유명한 것도 할겁니다. 오늘 같은 경우는 조금 덜 유명한거고 거의 노래에 대한 얘기네요. 정해진 업데이트 주기는 없습니다. 내키는대로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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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클립 시리즈 첫 타자는 어빙 벌린의 'You're Just In Love'입니다. 비틀즈와 록큰롤이 도달하기 전, 20세기 초부터 중반까지 가요를 잔뜩 만들어내던 뉴욕의 음악가들과 음반회사 집단을 틴 팬 앨리라고 부릅니다. 어빙 벌린은 이 틴 팬 앨리 작곡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으로, 설령 그의 이름이 낯설더라도 'White Christmas'와 'God Bless America'의 작곡가라 하면 다들 아실겁니다.

아무튼 'You're Just In Love'는 어빙 벌린이 1950년 뮤지컬 <콜 미 마담 Call Me Madam>을 위해 작곡한 곡입니다. <콜 미 마담>은 사교계 명사인 애덤스 부인이 가상의 유럽 국가 리첸버그에 대사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애덤스 부인은 리첸버그에 도착해서 그 나라 외무장관과 사랑에 빠지고, 애덤스 부인의 언론보좌관은 그 나라 공주와 사랑에 빠지고 하는 뭐 그런 뻔한 얘깁니다. 당시 트루먼 정부의 마셜플랜 등 외교정책을 풍자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사실은 환상의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식 동화의 성격이 더 강하죠. 이 뮤지컬은 당시 브로드웨이 최고의 스타 에셀 머먼을 주연으로 기용해 큰 성공을 거두고, 1953년 폭스 사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집니다. 이 클립은 바로 영화 버전 <콜 미 마담>에서 애덤스 부인 역의 에셀 머먼과 언론보좌관 역의 도널드 오코너가 'You're Just In Love'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이 노래가 유명한건 두 개의 독립적인 멜로디가 철저한 대위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래서 들어보면 아주 감칠맛 나는 것이 재밌죠. 가사는 에셀 머먼이 공주와 사랑에 빠진 도널드 오코너를 상담해주는 내용으로, 두 캐릭터의 상반된 특성이 대위법으로 표현됩니다. 사랑에 빠져 정신이 반쯤 나간 도널드 오코너는 특유의 부드러운 테너로 '아무도 없는데 노랫소리가 들려요, 꽃냄새가 나는데 나무는 헐벗었네요~'하는 전형적인 러브송을 시작합니다. 이게 이 노래의 보조멜로딥니다. 그리고 이를 받아서 에셀 머먼이 그 어마어마한 메조소프라노로 '넌 아픈게 아니라 사랑에 빠진 것 뿐이야'라고 얘기해주는 명랑쾌활한 주멜로디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절정부에 가면 두 멜로디는 합쳐지면서 아름다운 대위법적 화음을 이룹니다. 무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과시하는걸로 유명했던 에셀 머먼의 캐릭터와 이웃집 소년 같은 편안한 이미지로 알려져있던 도널드 오코너의 캐릭터가 멜로디를 통해 대비되고 조화를 이루며 근사한 효과를 만들어내는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음악으로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뮤지컬의 기본적 특성이 잘 구현된 예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갈 것은 에셀 머먼이란 배우의 개성입니다. 에셀 머먼은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지만, 할리우드에선 별 재미를 못봤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녀가 스크린이 감당하기엔 너무 에너지 넘치는 배우였기 때문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이 클립만 봐도 머먼이 무대에서 발휘했을 엄청난 에너지가 짐작이 되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런 감이 없잖아 있지요. 심지어 이 장면을 찍을 때 오코너는 머먼의 그 우렁찬 목소리를 바로 옆에서 들을 수가 없어서 귀마개를 하고 있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니 그 파워는 가히 범인의 상상력으로는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돕니다. 그래도 에셀 머먼이 몇 편의 뮤지컬 영화를 찍었다는건 참 다행한 일입니다. 덕분에 오늘날을 사는 우리들도 간접적으로나마 이 전설적인 배우의 공연을 볼 수 있으니까 말이죠. 도널드 오코너에 대해선 다음에 더 많이 얘기해보겠습니다. 클래식 할리우드 시기의 뮤지컬 배우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영상의 모에 포인트는 오코너의 안경이에요.-.-;)

그리고 하나의 클립이 더 있습니다. 바로 뮤지컬 <위키드>의 스타 크리스틴 체노위트와 <프로듀서스>의 네이선 레인이 CBS의 <Late Show>에서 같은 노래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여기선 네이선 레인이 주멜로디를, 크리스틴 체노위트가 보조멜로디를 부릅니다. 특히 에셀 머먼을 닮은 파워풀한 페르소나를 가진 레인이 활기찬 주멜로디를 부르는게 무지 잘 어울리지요. 그 때문에 네이선 레인과 마찬가지로 강한 인상을 지닌 크리스틴 체노위트가 부드러운 보조멜로디를 부르는게 약간 손해를 본 듯한 느낌도 있지만요. 그렇지만 역시 멋진 공연입니다. 첫번째 클립이랑 비교해 가면서 보는 재미도 만만찮구요.






관련 정보:
* 위키페디아 틴 팬 앨리:
http://en.wikipedia.org/wiki/Tin_Pan_Alley

* 위키페디아 어빙 벌린:
http://en.wikipedia.org/wiki/Irving_Berlin 

* 위키페디아 You're Just In Love
http://en.wikipedia.org/wiki/You%27re_Just_in_Love

* 영화 <콜 미 마담>은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판권 때문에 20여년간 배급되지 못했지만, 2004년에 판권 문제가 해결되어 DVD로 출시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수상한 제작사에서 나온 저질-_- 한글자막이 들어간 아주 값싼 DVD를 구할 수 있습니다.
뮤지컬, 어빙벌린, 에셀머먼, 도널드오코너, 콜미마담, yourejustinlove
# by appleby | 2008/04/26 23:28 | 뮤지컬 명장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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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erry at 2008/04/27 08:58
어흑~ 감동의 포스팅임다. 넘 넘 잘 쓰셨슴다. 이 포스팅 읽는 동안 몇분 행복해졌었어요.
저는 Irving Berlin이란 이름을 Broadway: The American Musical 라는 다큐에서 들었어요. 어허 이분 20세기 초 뮤지컬 시절 유명한 작품은 다 쓰신 분이더라구요.. OTL.. 이와 함께 Florenz Ziegfeld 란 분두 대단했었나봐요.. 그 엄청 유치하게 화려한 무대란.. 근데 뮤지컬의 역사를 보면 그 유치함도 이해가 가는 듯..ㅎㅎ Ziegfeld girl 이라면 당대의 미녀들이었대요..
이 노래처럼 여러 주제를 완벽히 얽어놓는 곡은 모짜르트의 오페라에 무지 나오죠..재밌는 건..모짜르트 이후엔 이런 기법의 좋은 곡이 별루 없단거.. Iring Berlin이 완벽히 좋은 곡을 써 냈네요..흠.. 이런 재능은 배워서 되는 게 아닌 거 같아요...Iving Berlin두 독학이었다는..ㅎㅎ
이 멋진 노래를 그시대의 버전과 현대의 버전을 나란히 놓으시는 센스..쥑임다..
Nathan Lane.. 이분 게이죠? ㅎㅎ 이분의 연기의 압권은..The Birdcage에서..정말 정신 쏙 빼놓는 연기를 보여주신...훌륭한 배우인 것 같아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맨날 찾아올검다..새로운 포스팅 있나 보러요.. OTL
Commented by appleby at 2008/04/28 00:19
오호...그런 다큐가 있군요. 제목을 보면 브로드웨이에 대한 전반적 정보를 제공해주는건가봐요? 유용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나와있으면 좋을텐데요...뮤지컬 인기에 비해서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쓸만한 정보원이 너무 없어요. 날림으로 만든건 많지만.
플로렌스 지그펠드는 워낙 뮤지컬 성립에 워낙 영향이 큰 사람이지요. The Great Ziegfeld라는 이 사람 전기영화도 있습니다. 아카데미가 작품상 잘못 준 영화 리스트에 빠짐없이 오르는 영화지만 그 유치찬란한 무대가 어땠는지 구경하기엔 좋죠. 흐흣. 그거 말고도 지그펠드 폴리스 관련 영화들이 더 있는데 전 보지 못했어요.
모차르트 오페라에 그런게 많군요. 생각해 보려고 하니 기억이 날까 말까 합니다. 평소에 음악이랑 워낙 담쌓고 살아서요. 작곡이 타고 나는 재능이라는 점 동감합니다. 다른 예술부문은 그래도 그런 재능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은데 작곡은 사람 머릿속에서 어떻게 그런 멜로디가 나올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해요.@.@
네이선 레인은 유명한 게이죠. 근데 브로드웨이 사람들이야 게이 아닌 사람을 세는게 빠르니까요. 레인은 버드케이지에서 정말 좋았지만, 영화에서 빛이 났던 적은 이 때 단 한 번뿐이었던 것 같아요. 머먼처럼 스크린이 감당하기엔 너무 넘치는 배우라서 그런지...
그럼 다음에 천천히 또 들러주세요. 언제 또 쓸지는 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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